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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예술의전당, 후기, 내한공연)

by 동글이세상 2026. 4. 29.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예술의전당, 후기, 내한공연)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예술의전당, 후기, 내한공연)

 

 

어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그야말로 뜨거운 열기와 아쉬운 탄식이 교차하는 묘한 공간이었습니다.  클래식 공연이라면 자다가도 일어나는 제가, 드디어 2026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현장에 다녀왔거든요. 세계적인 거장의 손끝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도적인 에너지에 전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어수선한 객석 분위기 때문에 '몰입의 한계'를 경험하기도 했던 솔직한 후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1. 랑랑 피아노 리사이틀 첫인상과 모차르트의 투명함

무대 위에 덩그러니 놓인 피아노 한 대. 하지만 랑랑이 등장하는 순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거대한 공간은 순식간에 그의 카리스마로 꽉 찼습니다. 첫 곡인 모차르트 론도 D장조가 울려 퍼졌을 때, 제가 느낀 건 랑랑 특유의 명확한 아티큘레이션(Articulation)이었습니다. 여기서 아티큘레이션이란 각각의 음을 얼마나 명확하게 끊거나 이어서 표현하는지를 나타내는 연주 기법으로, 곡의 명료함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의 터치는 맑고 또렷해서 모차르트 특유의 투명함이 잘 살아났지만, 한편으로는 15년 차 공연을 다녔던 제 입장에서는 조금 더 담백하게 절제된 해석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욕심도 들더군요. 하지만 이 정도의 화려함이야말로 랑랑의 시그니처라는 생각에 곧바로 수긍하며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2. 베토벤 비창 소나타에서 느낀 전율과 객석의 산만함

이어진 베토벤의 '비창' 소나타는 이번 리사이틀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2악장 아다지오 칸타빌레에서 들려준 피아니시모(Pianissimo)는 정말이지 예술이었습니다. 피아니시모란 '매우 여리게' 연주하라는 음악적 지시어로, 랑랑은 아주 작은 소리 안에서도 엄청난 감정의 층을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1악장이 끝난 후 정적을 깨고 터져 나온 박수와 주변의 소란스러움... 산만함 그 자체였죠. 예술의전당 관람 에티켓 가이드에 따르면, 클래식 공연은 모든 악장이 끝난 뒤 박수를 치는 것이 기본 수칙입니다. (출처: 예술의전당)

 

베토벤 31번 소나타에서는 섬세한 페달링(Pedaling)이 돋보였습니다. 페달링이란 피아노 하단의 페달을 밟아 소리의 잔향을 조절하거나 음을 부드럽게 잇는 기술을 말하는데, 랑랑은 이를 통해 곡의 내면적인 사유를 아름답게 표현해냈습니다. 다만, 옆 좌석의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이 섬세한 소리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던 점은 끝내 속상함으로 남네요.


3. 리스트와 스페인 모음곡의 압도적 테크닉

인터미션 이후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었습니다. 알베니즈의 '스페인 모음곡'에서는 랑랑의 화려한 테크닉(Technique)이 폭발했습니다. 테크닉이란 단순히 손가락이 빠른 것을 넘어, 연주자가 악기를 얼마나 완벽하게 통제하여 의도한 소리를 구현해내는지를 뜻합니다. '아스투리아스'의 강렬한 리듬은 마치 피아노가 기타로 변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죠.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한 리스트의 '타란텔라'는 그야말로 광기 어린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랑랑 특유의 레가토(Legato)와 스타카토가 쉴 새 없이 교차하며 객석을 압도했는데, 레가토란 음과 음 사이를 끊기지 않게 부드럽게 연결하여 연주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음악 전문지 '객석'의 비평에 따르면, 랑랑은 화려한 스타성 뒤에 견고한 음악적 해석을 숨긴 '영리한 거장'으로 평가받습니다. (출처: 월간 객석) 이번 리사이틀은 그런 그의 강점이 극대화된 무대였으며, 앵콜로 연주된 '라라랜드'와 쇼팽의 마주르카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완벽한 팬 서비스였습니다.


동글이의 한줄평:


"랑랑이라는 아티스트의 이름값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증명한 밤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이라는 훌륭한 하드웨어에 비해 소프트웨어(관객 매너)가 따라가지 못한 점은 숙제로 남네요. 다음 내한공연 때는 부디 이 거장의 다이내믹(Dynamic), 즉 소리의 크고 작음을 조절하는 섬세한 변화를 방해받지 않고 온전히 누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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