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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오펀스 후기 (젠더프리, 대학로, TOM 1관)

by 동글이세상 2026. 4. 9.

연극 오펀스 후기 대학로 연극 추천 티오엠 시야
연극 오펀스 커튼콜 데이

 

 

일주일 내내 모니터랑 씨름하다 보면, 주말만큼은 좀 다른 세상에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지곤 하죠. 저 역시 '동그란세상'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며 틈틈이 공연을 보러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인데요. 이번에는 오래전부터 보고 싶었던, 하지만 매번 타이밍이 안 맞았던 연극 오펀스를 드디어 보고 왔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은 문근영 배우의 합류와 '젠더프리'라는 키워드 때문에 공연을 좋아하는 제 주변 지인들 사이에서도 단연 화제였어요. 퇴근 후 대학로의 공기를 마시며 공연장으로 향하던 그 설렘을 담아 솔직한 후기를 남겨봅니다.

1. 연극 오펀스 줄거리와 공연 정보

오펀스는 필라델피아의 낡은 집에서 좀도둑질로 살아가는 형제 트릿과 필립, 그리고 그들이 납치해 온 의문의 갱스터 해롤드의 기묘한 동거를 다룹니다. 처음엔 납치범과 인질로 만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누가 누구를 돌보는지 알 수 없는 묘한 관계로 변해가죠.

항목 내용
공연 기간 2026년 3월 10일 ~ 5월 31일
공연장 대학로 TOM(티오엠) 1관
러닝타임 약 150분 (인터미션 없음)

 

극이 흐를수록 인물들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과정은 연극적 용어로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선사합니다. 카타르시스란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억눌렸던 감정이 정화되면서 느끼는 일종의 해방감을 뜻하는데요. 회사 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무대 위 인물들의 포효와 눈물 속에서 함께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2. 드디어 제대로 마주한 '젠더프리'의 신선함

사실 젠더프리(성별 구분 없이 배역을 정하는 방식) 캐스팅은 저에게 꽤 오래된 궁금증이었어요. 예전에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박칼린 배우가 줄리안 마쉬 역으로 캐스팅됐을 때 정말 궁금했었거든요. 하지만 당시 아쉽게도 박건형 배우 버전으로 보게 되면서, "여배우가 소화하는 마초적인 캐릭터는 어떤 느낌일까?"라는 호기심을 마음 한구석에 계속 간직해왔었죠.

그런 면에서 이번 오펀스는 저의 그 오랜 갈증을 풀어준 공연이었습니다.

  • 트릿 & 해롤드: 이 캐릭터들은 본질적으로 굉장히 마초적이고 거칠어요. 이걸 여배우들이 연기할 때 외모나 목소리에서 오는 위압감은 남성 배우보다 덜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그 틈에서 나오는 '인간적인 결핍'이 더 절절하게 느껴지더군요. 성별이라는 안경을 벗고 나니 비로소 한 인간의 고독이 보였다고 할까요?
  • 필립: 특히 필립 역은 젠더프리가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세상과 단절된 채 형의 품에서만 숨 쉬는 그 섬세한 소년의 감수성이 여배우의 세밀한 연기를 통해 정말 아름답게 표현됐거든요. 무대 구석에서 작은 물건 하나를 소중하게 만지던 손끝의 미장센(Mise-en-Scène)은 지금도 잊히지 않네요. 미장센은 연출가가 무대 위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치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법인데, 이번 공연은 그 디테일이 참 좋았습니다.

3. 솔직한 감상: 공감과 이질감 사이

물론 칭찬만 할 수는 없겠죠. 배우들의 연기는 소름 돋을 정도로 훌륭했지만, 극 전체의 정서가 100% 와닿지는 않았어요. 해롤드가 고아 형제를 보듬는 방식이나 그들의 관계가 급격히 변하는 지점에서 나타나는 스톡홀름 증후군(Stockholm Syndrome)적 요소가 저에겐 다소 낯설었습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이 범인에게 정서적으로 동화되는 현상을 말하는데, 서구권의 정서적 맥락이 강하다 보니 한국인인 저에겐 "어, 저게 저렇게 빨리 된다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이런 이질감 또한 연극을 보는 묘미겠죠.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연예술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관객들은 익숙한 서사보다 새로운 해석이 가미된 작품을 더 선호한다고 하니, 저 같은 느낌을 받는 분들도 꽤 많을 것 같습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4. 대학로 TOM 1관 시야와 좌석 팁

TOM 1관은 소극장 특유의 밀폐된 분위기가 연극 오펀스의 낡고 폐쇄적인 집 안 배경과 찰떡궁합입니다. 저는 이번에 중앙 앞쪽 좌석을 선택했는데, 해롤드의 눈빛 속에 비치는 미세한 떨림까지 보일 만큼 현장감(Presence)이 압도적이었어요. 현장감은 관객이 무대 위 사건에 실제로 동참하고 있다고 느끼는 심리적 상태를 뜻하는데, 오펀스처럼 인물의 감정이 중요한 극은 무조건 앞자리를 사수하시길 추천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 관람객 만족도 조사에서도 '무대와의 거리감'이 몰입도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결과가 있거든요(출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뒷자리라고 안 보이는 건 아니지만, 배우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앞자리가 주는 전율은 차원이 다릅니다.


 

"과거 놓쳤던 젠더프리의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준,
격려가 필요한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따뜻한 위로의 무대."

직장 생활에 치여 감정이 메말라간다고 느껴질 때, 대학로 소극장의 좁은 의자에 앉아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 오펀스는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연극 오펀스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젠더프리 캐스팅의 신선한 매력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분
  • 인간의 결핍과 외로움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고 싶은 30대 직장인
  • 배우의 숨소리까지 들리는 소극장의 몰입감을 사랑하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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